개발자는 이제 만들어주는 사람이 아니라, 만들 수 있게 하는 사람이다: 자사 MCP 구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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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어딜 가나 바이브코딩 이야기들이 많다.
솔직히 개발자인 나에게 그 단어는 큰 감흥이 없었다.
++"아, 이제 개발자가 아닌 분들도 간단한 개발은 할 수 있겠구나."++
딱 그정도 였다.
그 인식이 최근에 바뀐 건 "Flow Super 100 부트캠프"를 다녀오고 나서다.
거기서 본 Flow 임직원 분들은 비개발자인데도, 회사 데이터 기반으로
자기만의 대시보드 를 만들어 업무 효율을 올리고있었다.
누가 만들어준 게 아니라, 자기가 보고 싶은 걸 자기 손으로.
그 장면이 계속 머리에 남았다. 나는 개발자로 대시보드를 수없이 만들어봤는데,
++대시보드는 나에게 늘 어려운 영역이었기 때문이다.++
대시보드의 어려움은 차트 라이브러리나 쿼리 최적화에만 있지는 않다.
"어떤 정보를 대시보드로 만들지?" 이 내용이 제일 어렵다.
하는 일에 따라 보고 싶은 데이터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예시:
그래서 나는 뭔가 만들 때마다 필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최대한 절충안을 찾아. 작업을 해왔다.
그리고 다들 아시다시피, 화면에 구현하는 시간보다 이 의사결정에 걸리는 시간이 훨씬 길다.
뭘 보여줄지 정하고, 합의하고, 다시 바꾸고.
AI 시대가 되면서 이 구조가 근복적으로 바뀐 것 같다. 이제는 내가 듣고 만들어주는 게 아니라,
각자가 바이브코딩으로 직접 만들면 된다. 그렇다면 웹개발 영역에서 개발자의 주된 일은
구현이 아니라, 구현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된다.
개발자가 직원들이 회사 데이터를 쉽게 조회할 수 있게 하고, 민감한 정보의 보안과 권한을
신중하게 설계해두면, 직원들은 각자 볼 수 있는 데이터를 꺼내 자기에게 맞게 세팅한다.
그러면 ++가장 오래 걸렸던 의사결정 단계가 통째로 사라진다.++
이를 위해 필요한 단계를 가볍게 세 가지로 정리했다.
2번은 내 능력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하지만 1번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고,
3번은 내가 공부해서 해보면 되는 일이었다. 그래서 빠르게 진행했다.
일단 작은 데이터부터 해보자고 스스로 정했고,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데이터인 과정데이터를 골랐다.
우리는 HRD API 를 통해 훈련과정 데이터를 늘 최신 상태로 동기화 를 하고 있으며, 그에 필요한 지표를 직접 넣고있다.
해당 데이터도 AI와 함께 빠르게 구현되었다.
구현한 API 를 MCP 서버로 감싸서 Claude 까지 연결하는데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내 Claude Code 에서 MCP 연결 목록>
그리고 회사의 핵심 AI 챔피언들에게 공유했다. 사용 후 첫마디가 잊히지 않는다.
"이거 요물인데요?"
지금까지는 보고 싶은 데이터, 우리의 문제점, 해야 할 일들을 사람이 일일이 체크하고 직접 구축해서 봐야했다.
이제는 ++AI에게 자연어로 물어보면 답이 뚝 나온다.++ AI는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대화를 통해 원하는 형태로 뚝딱 만들어준다.

위 화면은 내가 직접 MCP를 연결해서 "KDC 빼고 나머지 기준으로 몇 퍼센트 구간에 중도탈락이 많은지 그래프로 보여줘" 라고 물어본 결과다. 학생들이 부트캠프를 중단하는 시점이 흔히 출석률 10~20% 구간이라고 한다. 실제 데이터도 그랬다.
이 구간에 가장 많이 몰려있었고, 30% 미만에서 대부분 결정이 됐다.
이 그래프 하나가 질문을 만든다. ++"이 친구들은 무엇때문에 이탈하게 되었는가?"++
그 고민이 곧 문제 정의가 됐고, 우리는 이 시점의 학생들 목소리를 최대한 듣고 불편한 점을 해결하기 위한 이벤트와
채널을 고민하게 됐다.
예전 같았으면 이 그래프를 보기 위해 누군가가 요구사항을 정리하고, 내가 쿼리를 짜고, 화면을 만들고
배포까지 했을 것이다. ++지금은 질문 한줄이다.++
개발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보안이었고, 두 번째는 개인정보였다.
보안은 시스템적으로, 인프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토큰, 권한, 감사 로그,
하지만 정말 어려운 건 개인정보였다. AI가 회사 데이터를 자유롭게 읽는다는 건, 잘못 설계하면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도 이어질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이 우리는 그 전에 이미 1년 동안 개인정보의 암호화와 스키마를 꾸준히 고민하고 변경해 나갔다.
잘 돌아가던 인증/인가 서버를 건드려가면서 까지,
요즘은 나조차 개인정보 보기가 상당히 어렵다. 갈수록 체계적이게 되고있다.
MCP를 붙일 수 있었던건, MCP를 공부해서가 아니라, 사전에 미리 준비를 해왔던 DX 준비하며 보안을 신경썼던
나에게 매우 칭찬하고싶다 꼭 AX 전환을 한다면 이부분은 신경쓰도록 해야한다.
참고로 MCP는 레퍼런스와 규격이 지금도 빠르게 바뀌는 중이다. 이번에 구축하면서 대충 알아본 것만 정리하면 이렇다.
즉 지금 만든 MCP 서버는 몇 달 뒤 손봐야 할 가능성이 크다. 그래도 미룰 이유는 아니다. 규격이 바뀌는 건 SDK를 올리면 되는 문제고, 데이터가 정리돼 있지 않은 건 SDK로 해결이 안 되기 때문이다.
이번 일을 하며 다시 느낀 게 있다. 저연차 때는 일을 잘 처리하는 게 일을 잘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나이가 들고 책임의 소재가 올라갈수록 느끼는 건, 일을 처리하는 건 당연한 것이고, 일을 스스로 정의하고 해결하는 것이 내가 해야 하는 일이라는 점이다.
중도탈락 그래프는 그 축소판이다. "그래프 만들어줘"는 처리다. "학생들은 언제 떠나고, 왜 떠나는가"는 정의다. AI는 처리를 가져갔고, 정의를 우리에게 남겼다.
그래서 개발자의 역할이 바뀌지 않을까 싶다. 요즘엔 개발자가 아니라 AX 인재라고 부르는 것 같더라.
아무리 바이브코딩을 한다 해도, 개인정보에 대한 법적 규정을 알아야 하고, 시스템을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바이브코딩으로 만든 것은 보통 Vercel이나 Supabase 같은 곳에 배포하고 관리하게 된다. 그 안에서 직접 인프라를 설계·구축하고, 회사의 자산을 시스템상에서 잘 관리하고 보관하는 고민까지 하기는 어렵다.
그 세팅을 개발자가 잘 해두고, 각 직원은 그런 고민 없이 회사 데이터로 자기만의 대시보드를 만든다면. 아름답지 않을까? 실제로 대표님께 MCP를 공유드리고 대시보드 만들기 교육을 진행한 상태다.
그러면 대표님은 직원들에게 보고자료를 요청하거나, 누군가 손으로 매일 만든 보고서를 기다리는 대신, 보고 싶을 때마다 물어보고 최신 데이터 기준으로 빠르게 본다. 문제를 공유하고 해결책을 논의하는 데 시간을 쓴다. 일을 쉽게 하면서 정확하게 할 수 있는 환경. 회사 입장에서 이게 건강한 문화 아닐까.
중요한 것은 깊게 생각하고, 간단한 것은 빠르게 처리한다.
이 상황을 만드는 것이 내 역할이고, 이게 AX라고 생각한다.
이제 개발자는 코딩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다. 코딩도 잘하고, 인프라도 잘 알고, 법도 조금 많이 알아야 한다. 난이도가 정말 많이 올라갔다.
하지만 절망적이지 않은 이유가 있다. AX 인재는 어떤 회사에도 필요한 사람이다. 개발사가 아니어도 갈 곳이 많다. 난이도가 올라간 만큼 수요도 많아진 것이다.
아쉬운 건 이런 인재를 공급할 환경이 없다는 점이다. 신입은 이런 내용을 배울 곳이 없다. 코딩은 배울 수 있어도, "회사 데이터를 AI가 안전하게 읽게 만드는 법"을 가르치는 곳은 아직 못 봤다.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 사설로 "AX 인재 만들기" 과정을 꼭 만들어보고 싶다. 물론, 우리 회사의 AX 전환이 먼저 성공한다면.
회사에서 가장 자주 요청받는 보고서나 대시보드를 하나 떠올려보자. 그걸 만드는 데 걸린 시간 중, 실제 구현은 몇 할이었고 "뭘 보여줄지 정하는 것"은 몇 할이었는가.
후자가 더 컸다면, 그 회사에는 대시보드가 아니라 MCP가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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