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류츠신 <삼체>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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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스포 다량 함유
나중에라도 읽을 생각이 있다면 이 글은 읽지 않기를 바랍니다 ㄹㅇ루



나는 류츠 '신'의 소우주에 있다.
소설의 제목 <삼체>는 질량을 가진 3개 천체의 중력 상호작용의 해를 찾는 문제로 알려진 단어다. 삼체 문제는 앙리 푸앵카레에 의해 일반해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증명이 나왔다. 다만 라그랑주점과 같은 몇 가지 특수해는 존재한다.
작중 삼체 문명은 지구로부터 4광년밖에 떨어지지 않은 거의 옆집에 가깝게 자리한 계에 있는데(작품의 스케일에 비하면 옆집이다), 그들의 문명엔 항성이 세 개다. 삼체 문제에서 보듯 이들의 하루는 무작위적이라서 낮밤을 예측할 수 없다. 심지어 여러 태양이 동시에 뜨거나 아예 태양이 안 뜨는 시간에는 문명이 퇴보하는 수준에 이를 정도로, 삼체인들에게 있어 이 문제는 오랜 역사 동안 골칫거리였다. 그들은 지구의 메시지를 수신한 이후로 단 하나의 태양이 안전하게 품고 있다는 지구를 탐내게 되었고, 인류 문명을 침략하여 지구로 이민할 것을 결정하게 된다.
삼체문명과의 압도적인 기술 격차로 인해 지구 문명은 도피주의에 사로잡힌 채 멸망의 길을 걷는다. 그것이 삼체 1부와 2부에 걸쳐 진행되는 이야기이다.
3부 줄거리는 총 800페이지에 물리학적으로 하드한 서술들이 너무 많아서 요약하기 좀 어려운데, 대충 두 항성계의 멸망과 온갖 '기술폭발' 이후의 두 문명 ㅡ 인류와 삼체가 나아간, 그리고 나아갈 길에 대한 이야기다.
내가 발견한 문명이 현재 나보다 약한 문명이라도, 언제 기하급수적인 '기술 폭발'을 이뤄 나를 추월할지 모른다.
일단 책이 너무 어렵다. 작가가 과학적인 설명을 곳곳에서 친절하게 해주는데 그런다고 이해하겠나 허허. 그래도 난 과학을 못하기야 못했지 싫어하지는 않았기에 특히 중력이나 차원 얘기를 할 때는 더 재밌게 읽었다.
작중에서 SF는 사이언스 픽션의 약자로도 쓰이지만 스나이퍼와 파머로도 등장한다. (SF, Sniper and Farmer)
Sniper: 표적지 위의 2차원 생명체(개미라고 하자)가 그 2차원 공간에 10cm 간격의 구멍이 있음을 깨달았다고 해보자. 그들 문명이 사는 우주엔 항상 10cm 간격의 구멍이 있음을, 개미들은 기초 법칙으로써 받아들일 것이다. 그러나 그 구멍들은 저격수가 쏘아서 낸 것에 불과하다. 거기에 법칙이고 뭐고 없고, 저격수 마음이다.
Farmer: 농장주는 농장의 닭(칠면조)들에게 매일 11시에 밥을 준다. 가장 똑똑한 닭은 그들이 사는 우주에 매일 오전 11시 밥이 배급된다는 사실을 다른 닭들 앞에서 발표하고, 이는 그 닭들의 우주의 기초 법칙이 된다. 그러나 어느 날 11시에 밥은 없고 모든 닭들의 목이 꺾인다.
기억에 의존해서 정확하진 않겠으나, 위의 두 이야기 <저격수와 농장주>는 소설 초반부에 나오는 'SF'에 대한 해석이다. 우리 인류는 어디까지 우주를 파악했을까? 소설 속 수 많은 이론 물리학자들이 작은 충격적이고 공포스러운 진실의 편린만으로도 극단적인 선택을 하듯, 우리도 우주의 조금의 조금도 알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허무하지 않은가?
1부에 등장하는 한 물리학자가 자살 직전 남긴 유언은 딱 한 줄이었다: '물리학은 존재하지 않는다'
허무하다...
이 작품의 팬인 오바마 대통령의 말을 여기서 인용하자면
작품 스케일이 워낙 커서 백악관의 일상사가 사소하게 느껴졌다.
암흑의 숲은 이 소설에서 등장한 개념은 아니고, '우리는 왜 외계 문명을 접촉하지 못하는가'에 대한 질문인 페르미의 역설에 대한 한 가지 대답, 어둠의 숲 가설에서 비롯한 말이며 그 의미는 동일하다. 2부: 암흑의 숲은 그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이 가설이 참이다. 소설 속 주인공들은 삼체 문명에 대항하기 위해 이 개념을 이용하지만, 그 결과 인류 본인들 문명도 공멸하는 운명을 결정짓게 된다. 3부 시점에서는 두 문명의 항성계 모두 파괴되어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충만한 것은, 우주가 외롭지 않다는 점이다! 이 소설 속의 우주는 꽉 차있다. 작가는 우주의 공허함을 독자로 하여금 충만함으로 바꿔버릴 수 있도록 온갖 장치들을 마련해두었고, 나도 그렇게 책을 읽는 동안엔 등장인물들과 함께 우주에 있었다. 이 이야기 속 우주는 등장인물들이 우주에 대해 겪는 여러 감정들 ㅡ 공포, 희망, 외로움, 행복, 해탈, 충성, 불안, 사랑, 슬픔이나 생명과 죽음 같은 것들로 가득하다. 책을 읽는 내내, 어둠으로 가득한 우주에 대해 상상하는 것이 그렇게 광활한 이미지를 그릴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무어의 법칙도 한계가 보이는데 도대체 작가들의 상상력은 어떻게 그 한계가 무서울 정도로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소름이 돋았던 점이 몇 군데 있는데, 하나는 우주의 공리, 둘은 암흑물질과 차원에 대한 해석이다.
우주의 공리는 그 이름처럼 책에서 제시된 우주사회학의 공리(axiom)이다.
공리로부터 연역적으로 명제를 도출하는 과정을 좋아하는데, 이 소설이 그 개념을 정확히 차용한다. 작중 주인공 뤄지는 이 두 공리로부터 필연적으로 도출되는 한 가지 결론을 통해 삼체 세계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소설의 많은 부분이 이러한 연역을 통해 이야기를 전개시키고 있어서, 하드한 SF(공상과학)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읽는 동안 개연성이 깨지지 않았다. 심지어 우주가 10차원이라는 소리를 하는데도 고개가 끄덕여졌다.
아니 근데 우주는 진짜 10차원이었다니까? 왜 안 믿지?
암흑물질은 우주의 약 27%를 차지하는 물질로, 그 정체는 모르겠으나 질량과 중력을 갖고 있어 여러가지 우주의 현상을 설명할 수 있으므로 그 개념이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나는 물리를 잘 모른다). 작가는 소설 속에서 이 암흑 물질의 정체를 풀어 썼는데, 그게 또 아주 기가 막혀서;;;; 고개가 연신 끄덕여졌다.
(자세히 보기)
기술적으로 뛰어난 두 문명의 최고 수준의 무기는 무엇일까? 바로 우주의 법칙을 건드리는 무기다. 그렇다면 우주의 법칙이란 무엇인가? 소설 속에서는 크게 두 개가 있었다. 하나는 광속, 둘은 차원이다.
광속을 계의 탈출 속도보다 낮추면 그 무엇도(빛 조차) 계 밖으로 나가지 못하므로 우주에 대한 문명의 '안전 보장 성명'이 된다. 문명에게 있어 그건 죽음과 다름 없겠지만 뭐 일단 그렇다.
차원을 수정한다는 것은 곧 공간을 수정한다는 것과 같다. 차원을 낮추는 무기는 최고의 공격 수단이 되며, 이 공격에 당하면 차원의 축이 하나 감소하여 나머지 축으로 모든 정보가 분해된다. 그리고 서로 다른 차원은 단 하나의 요소만 제외하면 완전히 격리되는데, 그것이 바로 인력이다. 저차원은 고차원 속에서 인력을 제외한 그 어떤 정보도 고차원에 발산하지 않는다. ㅡ 곧 암흑물질을 의미한다.
급기야 작품 최후반부에 가서는 시간의 차원을 늘려버린다(!!!). 시간이 2차원 평면이라는 것을 상상할 수 있는가? 허허,,, 일단 난 안 된다.
좌우간 나는 생명의 뇌가 일종의 기계라고 생각하는데, 때때로 이런 압도적인 상상력을 마주하면 그 생각이 흔들릴 때가 있다. 게임 개발도 일종의 창작 활동임을 생각하면, 작가에게 어떠한 경외심을 품지 않을 수 없다...

우리들의 게임 발매 이야기

안녕하세요. 플밍 4기 입니다. 게임 개발을 배우기 전 네트워크 엔지니어 도메인에서 익히고 배웠던 네트워크 이론에 대한 기초 입니다. 학습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공유 드립니다.
XR을 활용한 게임 개발 3기(유니티) 수강생입니다. 곧 수료 하지만 앞으로 이곳에 가끔 저의 개발 경험이 나 지식 기록할까 합니다. 더 나아가 이 사이트가 제 개인위키의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한국 게임 시장을 흔들겠습니다


안녕하세요. 플밍 4기 입니다. 게임 개발을 배우기 전 네트워크 엔지니어 도메인에서 익히고 배웠던 네트워크 이론에 대한 기초 입니다. 학습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공유 드립니다.
XR을 활용한 게임 개발 3기(유니티) 수강생입니다. 곧 수료 하지만 앞으로 이곳에 가끔 저의 개발 경험이 나 지식 기록할까 합니다. 더 나아가 이 사이트가 제 개인위키의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한국 게임 시장을 흔들겠습니다

와 디벨로그에 독후감 이라니 너무 좋습니다! 스포는 원하지 않기에...